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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품은 산, 왕의 길을 받들다, 경주 함월산 왕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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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림사 작성일15-12-20 10:16 조회2,5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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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의 장례 행렬이 이어지던 길,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이 아버지의 수중릉으로 행차하던 길, 지금은 그 길을 따르는 뭇 후손들이 더위를 식히고 역사를 기억하는 길, ‘왕의 길’에서 두 발로 뚜벅뚜벅 옛길을 더듬는다.



속 깊은 사람처럼 속 깊은 숲길


그 자체가 하나의 노천 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경주에는 다 헤아리기도 벅찰 만큼 수많은 신라시대 유적과 유물이 있다. 그래서 경주는 갈 때마다 새롭고, 하루 이틀 혹은 며칠간의 여행으로는 도저히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곳이다. 보름달이 뜰 때는 달빛기행을 하고, 별이 밝은 날엔 별빛기행을 하며 밤에도 무궁무진한 고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경주에 최근 새로운 길 하나가 추가됐다. 추령터널과 기림사를 잇는 왕의 길이다. 함월산 아랫자락을 잇는 편도 3.9km의 걷기 좋은 숲길이다. 깊이 숨겨진 보물같이 아직은 제 모습을 세상에 널리 드러내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 고즈넉하고 아늑하다.
경주 시내를 벗어나 감포 방향으로 가다 보면 함월산 자락에 추령터널이 있다. 이 추령터널 옆으로 왕의 길로 가는 진입로가 나 있다. 길은 처음부터 제 모습을 호락호락 보여주지 않는다. 진입로를 따라 2.5km의 시골길을 40~50분은 걸어야 왕의 길 초입인 모차골 입구에 닿는다. 좋은 길도 좋은 사람처럼 처음부터 그 깊은 속내를 훤히 다 드러내지 않는 법. 깊은 숲을 만나기 위해선 약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아버지의 수중릉 찾아 나선 신문왕 호국행차길
약수 한 사발 들이켜고 나면 어느새 모차골에 닿는다. 모차골은 마차가 다니던 곳이라 하여 ‘마차골’로 불리다가 모차골이 되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왕의 길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이 길은 왜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더위 씻어주는 시원한 숲, 용이 승천하는 용연폭포


초입에서 숲길은 야생미가 넘쳐흐른다. 아이 키만 한 개망초가 길을 수놓고 옆으로 흐르는 계곡은 끊임없이 길을 따라온다. 작은 계곡을 건너는 일만도 수십 번이다. 한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숲은 온갖 식물과 갖가지 곤충, 개구리같이 작은 동물들을 무수히 키워내고 있다. 높은 나무에서 매미가 울어대고, 계곡은 졸졸졸 마르지 않고 흐른다.
용연폭포에서 800m가량 내려가면 불국사보다 먼저 지어졌다는 고사찰 기림사를 만나게 된다. 비로자나불이 있는 기림사 넓은 경내를 한 바퀴 휘 둘러보며 도보여행을 마무리한다. 여기서 처음 왔던 길로 되돌아가도 되고,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타도 된다. 구간이 길지 않아 왕복해도 8km이니 하루 코스로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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